스튜디오 지브리의 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가 예순일곱이란 나이에 만들어낸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은퇴선언을 번복하면서까지 그가 창작 활동에 욕심을 내는 것에 어쩌면
많은 이들이 박수갈채를 보낼지도 모른다.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팬으로서
그의 작품을 기다려온 많은 이들의 환호성을 불러 일으킬 사건이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일관된 주제
소년과 소녀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재기를 하며
공존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그의 작품에 녹아 있다.
이번 작품 역시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 이기에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심각하게 그려내지 않았을 뿐 환경친화적 요소가 다분히 녹아있다..
다섯살의 섬소년 소스케와 인면어 포뇨의 알콩달콩한 얘기는
일본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두지만 쓰나미에 휩쓸린 후 부터는
환타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이 일어난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애니 이기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마을이 물에 잠겼고, 엄마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그려져 조금 쓴 웃음이 났달까..
하지만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임엔 틀림이 없다.
동화적 요소만을 두고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작품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모노노케 히메 이후 은퇴선언을 하고 나서 선보인 작품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위의 포뇨까지 모두
동화적 색채가 짙게 베어나온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후 다시한번 은퇴선언을 했고,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인 미야자키 고로에서 바톤터치가 이어졌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감독 호소다 마모루와 결별하면서 까지 지브리를
그의 아들손에 맡겼건만 결과는 대참패였다.
미야자키 고로의 게드전기는 일본 최악의 영화에 이름이 오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실추된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예를 다시 한번 노장의
힘으로 회복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성이 무너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아직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젊은 피는 노장의 그늘을
벗어나기엔 역부족임을 보여준 예라고도 할 수 있겠다.